BLOG ARTICLE 2008/06 | 8 ARTICLE FOUND

  1. 2008/06/23 그림일기 - 우유가 싫은 이유 (57)
  2. 2008/06/20 그림일기 - 불공평해 (58)
  3. 2008/06/18 강박증에 관하여. (58)
  4. 2008/06/12 CZEN (38)
  5. 2008/06/06 배홍진 - 그림 속으로 들어간 소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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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하필 그걸 싱크대 위에 올려놓았을까..
싱크대 수채구멍에 버리려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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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긴급출동 SOS 24' 비슷한 TV 프로그램에서(그 프로그램이 맞는 것으로 생각된다.) 강박증세에 시달리는 여자를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손을 씻을 때, 두 손을 세게 비비면서 '1, 2, 3, 4, ..., 9, 10' 하고 숫자를 세었다.
그리고 금방 또 다시 숫자를 세면서 손을 씻었고, 그러한 행동은 끝도 없이 계속되었다.
보고 있던 제작진들이 그만하라고 말렸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추지 '못'했다.

그녀는 울먹거렸다.
자신도 멈추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걸 보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아직까지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청결에 관한 강박증세가 있는 것 같았다.
씻고 닦고 청소하는 것에 집착하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집안은 매우 더러웠다.
쌓여있는 쓰레기와 빨래더미, 곰팡이가 끝없이 번식하고 있는 주방, 오물이 묻은 아기 기저귀와 옷가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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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에 의해 무엇이든 지나치게 깔끔하게 치우려는 그녀에게 있어서 청소란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었다.

전문가의 분석에 의하면, 조금씩 지저분하게 변해가는 환경에서 그녀는 언제인가부터 그것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치우고 정리할 엄두가 안났을 것이고 그러면서 아예 손을 놓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녀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어린 아이는 세균이 득실대는 불결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고, 그녀 또한 그로 인해 괴로워했다.
아이를 씻길 수도 없었다.
샤워기를 틀어 아이를 씻기기 시작하면, 여린 피부가 벗겨지려 하고 아이가 아파서 울 때까지도 그 일을 멈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단계적인 치료를 받기로 했고, 우선 아이와는 떨어져 있게 되었다.
아이를 때리거나 구박하지 않아도 그런 환경에 두는 것 또한 아동학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강박증 때문에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그녀를 보는 내내 나는 너무도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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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해서라는 이론이 가장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외에도 완벽주의 등 불필요한 목적의식과 자신에게 압박을 가하는 환경, 그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신경의 경직성 등도 강박증을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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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와 종류가 다를 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강박증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은 물론이고, 냉장고 안의 음료수를 반드시 짝수로 줄세워 놓아야 한다는 연예인 노홍철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만큼 어쩌면 흔한 증세, 복잡하고 피곤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쉽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강박증이다.

나 또한 어릴 적엔 그런 증상이 있었다.
알람을 맞추면 열두 번 정도는 다시 바늘을 돌려보며 확인했고(동생은 열두 번이나 다시 울리는 알람소리를 들으며 늘 짜증을 냈다.), 가스밸브를 잠근 후에도 열두 번 정도 다시 확인했다.
분명 잠겨있는 걸 내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다시 보고 또 다시 보고 손으로 만져도 보고...그러느라고 식탁에 차려놓은 밥이 다 식도록 먹지도 못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걸 확인하는 횟수를 세네 번으로 줄였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액자는 늘 그 자리에 내가 세워 둔 각도로 있어야 하며 외출할 땐 위아래 속옷을 맞춰 입고 목도리나 스카프도 예쁘게 정리되어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창문이 열려 있는 것도 싫다. 커튼까지 닫혀 있어야 나는 안정이 된다.
한참 후에야 일어날 일을 미리 걱정하는 데다가 마음에 걸리는 건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계속해서 물어보고 괜찮다는 대답을 들어야만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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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강박증에 대한 각종(때론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넘쳐나서 내가 보기엔 '별 것 아닌 걸로 강박증을 걱정하는 강박증세'를 앓는 사람들이 오히려 많은 것 같다.
한 포털사이트에 보면 자신의 증세를 나열하며 강박증이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까 말했듯 현대인이라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어느 정도의 강박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하루에도 몇 십 번이나 손을 씻어야 마음이 놓이고 불길한 숫자 등을 정해두고 무조건 피하려 한다거나 가슴이 심하게 답답하고 머리가 조여드는 듯한 두통까지 겸하고 있다면 상담을 받아보아야 할 것이다.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이 모든 병과 증세의 최고 예방법이자 치료약일테지만 그렇게 살아가기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다.
치열하면서도 평화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사는 삶,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CZEN

노을 파는 시장 2008/06/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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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상 단골집을 정해두고 다니지 않는 나이지만, 다른 곳에 비해 자주 가게 되는 곳이 바로 씨젠이다.
처음엔 상암 CGV에 영화 보러 갔다가 홈에버 푸드코트 말고는 주변에 음식점이 별로 없어서 무작정 들어갔는데, 가게 안도 깔끔하고 음식도 맛있어서 이젠 좋아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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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탕면이었던가..올해 초에 찍었던 사진이라 그런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난다.
'아시안 누들'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엔 그냥 중국이나 태국 음식을 바탕으로 한 퓨전요리 같다.
중국 음식에 비해 기름기가 더 적고 깔끔하면서도 얼큰해서 대부분의 메뉴가 내 입맛에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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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권의 일종. 스프링롤보다 먹기 편하고 바삭하다. 매콤달콤한 소스에 찍어먹는데 정말 맛있다.
아..갑자기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내가 올리는 포스팅에 내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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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은 맛에 따라 색깔이 다른 다섯 가지 중에서 원하는 대로 주문할 수 있다.
내가 즐겨먹는 건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고추맛 면'. 위의 사진에서처럼 면이 붉은 색이다.

사실 이 사진 찍은 날 가게 안에 있는 이쁜 화분 하나를 깨먹었는데 괜찮다고 그냥 웃으시던 주인아저씨께 아직도 죄송스러운 생각이 든다.
맛있다고 소문내고 있는 만큼 장사가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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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2년 부터 시작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올해 800차를 넘어섰다.
그동안 미 하원과 캐나다, 네덜란드, 유럽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공식 사과를 하기는 커녕 역사를 왜곡,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초, 일본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만날 사과하라고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문에서 그 기사를 읽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사실 이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이 대체 무엇인지 짐작도 하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한 채 세상의 구석에 숨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으며 살아왔다.
위안부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사과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그녀들의 어려운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젠, 그런 그녀들이 하나 둘 자신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강덕경 할머니를 위한 책이 한 권 나왔다.



스스로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작가라고 말하는 대필 작가 배홍진이 지금은 세상을 떠난 강덕경 할머니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그 한 생을 글로 살려낸 상상 속 다큐멘터리이다.
자신과 같이 유령처럼 산 그녀의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눈은 연민에 젖어 있었고, 단순한 기교가 아닌 진정한 눈빛을 품고 태어난 그의 문장들은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이 책은 단순히 에세이가 아니라 한 生이 또 다른 한 生과 만난 그 지점의 무늬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덕경 할머니의 고되고 쓸쓸한 삶을 읽으며 흘린 눈물은 작가가 내게 준 선물 같은 것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삶을 헤아릴 수 없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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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중간중간 강덕경 할머니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위의 그림은 <빼앗긴 순정>(강덕경, 1995).
'나눔의집'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힌다.(http://www.nan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