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 부터 시작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올해 800차를 넘어섰다.
그동안 미 하원과 캐나다, 네덜란드, 유럽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공식 사과를 하기는 커녕 역사를 왜곡,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초, 일본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만날 사과하라고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문에서 그 기사를 읽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사실 이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자신들이 겪은 일이 대체 무엇인지 짐작도 하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한 채 세상의 구석에 숨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으며 살아왔다.
위안부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사과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그녀들의 어려운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젠, 그런 그녀들이 하나 둘 자신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강덕경 할머니를 위한 책이 한 권 나왔다.
스스로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작가라고 말하는 대필 작가 배홍진이 지금은 세상을 떠난 강덕경 할머니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그 한 생을 글로 살려낸 상상 속 다큐멘터리이다.
자신과 같이 유령처럼 산 그녀의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눈은 연민에 젖어 있었고, 단순한 기교가 아닌 진정한 눈빛을 품고 태어난 그의 문장들은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이 책은 단순히 에세이가 아니라 한 生이 또 다른 한 生과 만난 그 지점의 무늬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덕경 할머니의 고되고 쓸쓸한 삶을 읽으며 흘린 눈물은 작가가 내게 준 선물 같은 것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삶을 헤아릴 수 없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책 중간중간 강덕경 할머니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위의 그림은 <빼앗긴 순정>(강덕경, 1995).
'나눔의집'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힌다.(http://www.nanum.org)
위의 그림은 <빼앗긴 순정>(강덕경, 1995).
'나눔의집'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힌다.(http://www.nanum.org)






